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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기 줄어든 ‘가정폭력’ 신고…“신고 못 하는 위험 상황일 수도” 운영자 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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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기 줄어든 ‘가정폭력’ 신고…“신고 못 하는 위험 상황일 수도”

등록 :2022-06-19 14:59수정 :2022-06-20 02:16

곽진산 기자

 

2021년 112 신고 2019년 대비 9% 감소

“가해자 분리 안돼서” “경제적으로 의존 높아져”

피해자 고립 상황 주목해야

 

 

가정폭력 경찰 신고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꾸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 자체가 감소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자가격리와 재택근무 등으로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공간에 계속 머물게 되면서 아예 신고조차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찰청이 최근 발간한 <사회적 약자 보호 치안백서>(치안백서)를 보면, 지난해 112신고로 접수된 가정폭력 사건은 21만8669건이었다. 2020년 22만1824건에 견줘 1.4% 줄었고,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24만564건) 보다 9%나 감소한 수치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정폭력 신고도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결과다. 가정폭력 신고자의 62%는 여성이었다.

 

가정폭력을 연구해온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가해자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신고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김효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9일 “재난 상황에서 가정폭력 발생이 증가하는 것은 사례로나 통계적으로나 검증된 내용이다. 코로나19 시기에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벗어나 신고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112신고 외에 가정폭력을 알릴 수 있는 경로가 마땅치 않은 현실도 지적된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해외에서는 경찰 신고 외에 마트나 마스크를 판매하는 곳에서도 가정폭력을 신고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112신고 외에는 다른 창구가 딱히 없다”고 했다. 스페인·영국·프랑스 등은 코로나19 기간 피해자들이 자연스럽게 접근 가능한 슈퍼마켓이나 약국 등에서 가정폭력 신고를 받았다. 송 상임대표는 “피해자 중에선 어디로 연락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았고,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 있어 신고 전화를 하기 어려웠다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여성들이 코로나19 기간 일자리를 잃은 뒤 배우자에게 경제적으로 더 의존하게 되면서 가정폭력 신고를 꺼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여성학회 회장을 지낸 신경아 한림대 교수(사회학)는 “가정폭력의 주된 피해자는 30~50대 엄마들이다. 코로나19 시기에 아이들 양육을 우선시하며 가정폭력에 대해선 대응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또 여성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하고, 배우자인 남편에게 경제적인 의존을 하면서 피해 사실을 알리는데도 고민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길찬 경찰청 가정폭력대책계장은 “신고를 하지 않고 상담만 받는 분들도 있다. 외부 개입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경찰이 개입하기 쉽지 않지만, 신고가 들어올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이지 않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찾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효정 연구위원은 “재난 시기의 가정폭력은 감춰져 있기에 잘 다뤄지지 않는다. 피해자들이 신고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기사원문보기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475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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